[국제리뷰] 일본 견제 뚫은 유명희, 일본 훼방에도 EU 지지 얻어
[국제리뷰] 일본 견제 뚫은 유명희, 일본 훼방에도 EU 지지 얻어
  • 남인영 기자
  • 승인 2020.10.08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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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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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WTO 사무총장 선거 최종 결선에 오르게 됐다. 8일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유 본부장은 나이지리아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후보와 함께 2라운드를 통과했다. 응고지 후보와 함께 결선에 오르면서 WTO 사상 첫 여성 사무총장이 탄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선 진출은 일본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뚫고 결선에 올랐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의가 있다.

EU 지지 얻은 것이 주효

이번 결선 진출은 유럽연합의 지지를 얻은 것이 주효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뤠셀에서 개최된 회의에서 EU 회원국 대사들이 유 본부장과 응고지 후보를 지지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유 본부장은 유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EU 지지를 얻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를 갖고 있다. 왜냐하면 일본의 견제를 뚫었기 때문이다. 일본은 유 본부장이 WTO 사무총장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골적으로 나이지리아 후보를 지원해야 한다는 보도를 쏟아냈다. 그리고 일본은 유럽연합 등에게 나이지리아 응고지 후보를 지원해줄 것을 요청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EU는 응고지 후보와 함께 유 본부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면서 일본의 견제를 뚫었다는 평가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전화외교도 한몫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이 추석 연휴 동안 독일 메르켈 총리에게 전화를 해서 유 본부장을 지지해줄 것을 요청하는 등 문 대통령이 전화 외교를 분주하게 했다.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 우리의 위치도

이와 함께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 WTO가 중간자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일본의 지지하는 응고지 후보보다는 우리나라를 EU가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우리나라와 일본 모두 미국의 동맹국인 것은 분명하지만 일본은 동맹국의 지위를 넘어 의존국으로 분류될 정도로 미국 의존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유럽연합 입장에서는 미국의 영향력을 어느 정도 감쇄하는 역할을 하는 쪽으로 일본이 지지하는 나이지리아 후보보다는 유 본부장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로 유 본부장은 자신을 ‘다리(bridge)’로 표현하면서 미국과 중국 그리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관계를 균형 있게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나라가 성공적으로 발전한 모델이면서 자본주의 국가로 존경을 받고 있다는 점이 한 몫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에서 K방역과 그로 인한 경제적 성장이 유 본부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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