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중국 ‘항미원조(抗美援朝)’, 그 속내는 ‘미국 저격’?
[국제리뷰] 중국 ‘항미원조(抗美援朝)’, 그 속내는 ‘미국 저격’?
  • 남인영 기자
  • 승인 2020.10.28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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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중국 베이징 군사박물관에서 '항미원조전쟁' 70주년 기념전이 열리고 있다. '위대한 승리를 깊이 새기고 평화와 정의를 수호하자'는 제목이 붙어 있다./사진=연합뉴스
25일 중국 베이징 군사박물관에서 '항미원조전쟁' 70주년 기념전이 열리고 있다. '위대한 승리를 깊이 새기고 평화와 정의를 수호하자'는 제목이 붙어 있다./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중국이 6.25 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이해서 대대적으로 항미원조(抗美援朝·한국전쟁을 부르는 중국식 용어) 전쟁 띄우기에 나섰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와의 역사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중국 공산단의 청년조직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이 한국전쟁을 남친이 아닌 내전이라고 주장하면서 제2 동북공정으로 비화할 수 있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항미원조 논리는 세계적인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에게도 불똥이 튄 상태다. 그만큼 국제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는 논리이다

대대적으로 70주년 띄우는 중국

중국은 자신들이 참전한 한국전쟁을 ‘항미원조’라고 부르면서 대대적으로 7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한국전쟁을 미국의 패권에 맞서 승리한 전쟁으로 포장한 것이다. 그러면서 항미원조 의미를 강화하기 위해 북한의 남친을 희석시키는 역사적 왜곡을 자행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23일 항미원조 70주년 기념식에서 “미국은 중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38선을 넘어 전쟁의 불길을 중북 접경까지 끌고 왔다”고 질타했다. 이어 “북한을 침범한 미국 전투기는 동북 지역을 여러 차례 폭격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한국전쟁을 자신들이 승리한 전쟁으로 선전하면서 애국주의를 고취시키고 내부 단결을 꾀하고 있다. 중국에 대항해 패배하지 않은 전쟁이라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미중 무역 갈등의 승리 위해

이는 결국 최근 미중 무역전쟁에서 승리를 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서 반중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에게 미국을 선택할 것이냐 중국을 선택할 것이냐의 기로에 놓이게 만들고 있다. 물론 한미동맹이 워낙 굳건하기 때문에 한미동맹이 하루아침에 깨지기는 힘들다. 하지만 중국이 항미원조를 내세우고 나선 것은 우리에게 미국이 설계한 반중 전선에서 일단 뒤로 후퇴하라는 뜻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실제로 일부 전문가들은 만약 우리나라가 미국이 설계한 반중 전선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게 된다면 중국이 무력 도발을 해올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만큼 미국이나 중국이나 우리나라가 중요한 요충지가 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로서는 중국과의 관계 설정을 어떤 식으로 해야 할 것인지 고민이 되는 대목이다.

트럼프 vs 바이든, 어느 후보가 당선돼도 결국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 재선이 되든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통령이 되든 분명한 것은 반중 전선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반중 전선의 확대는 우리에게는 선택을 강요할 수밖에 없다. 한미동맹만 생각을 한다면 미국이 설계한 반중 전선에 동참하는 것이 맞지만 우리나라와의 수출 관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어떤 식으로 해법을 마련해야 할 것인지 문재인 정부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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