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으로 공분이 일어난 가운데 해당 지역 중 하나인 시흥시 과림동의 토지거래 건수가 정부의 부동산대책 발표 전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사전에 공공개발 계획을 인지했거나 투자 정보를 공유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2020년 1월부터 2021년 2월간 시흥시 과림동의 토지거래 현황을 확인한 결과, 2020년 8.4대책 직전 3개월간 167건, 2021년 2.4대책(제3기 신도시) 발표 전 3개월간 30건의 토지거래가 이루어졌다. 해당 월 외에는 한자리수 거래 또는 거래 건수가 없었다.
지난해 1월부터 4월까지 과림동의 토지거래는 14건에 불과했고, 3월에는 거래 조차 없었다. 그러나 8.4대책(서울 및 수도권 택지개발, 주택공급 확대계획) 3개월 전인 5월, 무려 86건(67억원)으로 폭증했고, 6월에도 33건(81.5억원), 7월에도 48건(45억원)으로 매수가 집중됐다. 특히 대다수 거래가 투기에 주로 동원되는 쪼개기(지분)거래였다.
이런 흐름은 8.4대책이 발표후 2건(8월)으로 급락하면서 잠잠해졌다. 8.4대책이 수도권 택지개발이 주요 내용이었고, 초기 3기 신도시에서 제외된 시흥시가 수도권 개발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았지만, 주택공급 확대지역으로만 국한됐다.
지난해 8월 2건에서, 9월 0건, 10월 0건으로 시흥시 과림동의 거래는 뜸했으나, 11월 들어 8건(41.3억원)으로 늘어났고, 12월 5건(23.3억원)에 이어 2021년 1월에는 17건으로(64.8억원) 또다시 거래건수가 치솟았다. 그리고 다음달인 2월, 시흥시는 제3기 신도시로 추가 지정됐다. 정부대책 직전, 개발지역 선정을 앞두고 토지 거래 추세가 ‘수상하게’ 움직인 셈이다.
김 의원은“부동산 대책 발표직전에 투자가 쏠릴 수는 있지만, 해당 지역의 추세는 너무 극단적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순한 기대감만으로 이런 거래 폭증이 가능한지 의문이다. 확실한 공공정보의 유출 또는 공유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LH에 국한된 조사가 아니라, 유관기관 및 관련 공직자의 연루 여부 또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