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쿠팡, 반년만에 ‘로켓 성장’에서 ‘미운오리새끼’로
[산업리뷰] 쿠팡, 반년만에 ‘로켓 성장’에서 ‘미운오리새끼’로
  • 채혜린 기자
  • 승인 2021.06.22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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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진호 작가
사진=김진호 작가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쿠팡이 올해 초만해도 미국 뉴욕 증시 직상장 등으로 인해 국내외에서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 추진에 대해 “한국 유니콘 기업의 쾌거”라면서 추켜세웠다. 이때까지만 해도 쿠팡이 한순간에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쿠팡의 ‘로켓성장’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 어두운 그림자는 어느 누구도 알지 못했고, 그것이 결국 쿠팡 이천 물류센터 화재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올해 초 즐거운 비명 질렀던 쿠팡

쿠팡은 로켓배송 등을 통해 성장을 했다. 그리고 쿠팡이츠 등을 통해 외식배달업계에서 파란을 일으키는 등 고도 성장을 이뤄냈고, 그에 따라 뉴욕 증시에 상장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쟁이 치열해지는 유통시장에서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그리고 정부 역시 쿠팡의 ‘로켓 성장’을 추켜세웠는데 그것은 투자와 고용의 확대 때문이다. 유통가에서는 쿠팡의 성장을 견제하면서도 부러워했었다.

한순간에 무너진 쿠팡의 신화

하지만 쿠팡의 신화는 한순간에 무너졌다. 지난 17일 경기 이천 덕평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쿠팡의 어두운 면이 드러났다. 화재 발생 초기에 쿠팡의 대응이 부실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그에 따른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또한 화재현장에 출동해 불을 진입하던 김동식 구조대장이 순직했다. 물론 쿠팡 측은 유가족을 평생 지원하고 순직 소방관 자녀를 위한 장학기금도 만들겠다고 밝혔고, 화재로 근무가 어려워진 1천700명의 직원들에게 근무를 하지 않더라도 급여를 정상적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쿠팡 탈퇴’가 실시간 이슈 1위를 기록했고, 실제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불매운동을 벌이는 사람들은 김범석 의장이 화재 발생 5시간 만에 국내 법인 의장 및 등기이사 자리에서 사임한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피하기 위한 꼼수 사퇴가 아니냐는 것이다. 물론 법 시행이 내년 1월이기 때문에 김 의장은 처벌 대상이 되지 않지만 국회 국정감사 등에 불려나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사퇴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쿠팡은 ‘노동자의 무덤’으로 불리었다. 지난해 3월부터 물류센터 노동자 7명이 잇따라 사망했다. 이런 사망 뒤에는 쿠팡이 노동자를 부품처럼 생각한다는 증언들이 쏟아졌다. 노동자 사망사고에도 김 의장이 직접 사과를 하거나 대책을 발표하지 않았다. 이번 화재 사건도 화재 초반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는 등 물류센터 노동자들을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이 ‘쿠팡 탈퇴’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유통업계 지각 변동

쿠팡 불매운동은 유통업계의 지각변동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가 18%로 1위. 쿠팡이 13%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이베이코리아가 12%, 롯데쇼핑(023530)의 롯데온이 5%, 이마트(139480)의 SSG닷컴이 3% 등으로 뒤를 이었다. 그런데 네이버가 CJ대한통운과 손잡고 로켓배송 서비스에 뛰어들었고,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하면서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되는 가운데 쿠팡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지각변동은 더욱 촉발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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