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심상찮아
미국 등 국제사회가 비축유를 방출하고 나선 것은 국제유가의 상승세 때문이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달 26일 배럴당 84.65달러로 7년래 최고가를 찍은 이후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80달러 안팎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 북해 브렌트유 1월물도 81센트(1.03%) 올라 배럴당 79.70달러 수준이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 이후 1년 동안 휘발유 가격은 61% 상승했고, 지난주 미국 내 무연 휘발유 가격은 갤런 당 4.40달러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까지 있으면서 휘발유와 난방유 가격은 지난 2014년 이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국제유가 잡을 수 있을까
하지만 전략비축유를 방출한다고 해서 과연 유가를 잡을 수 있겠냐는 회의적인 반응도 있다. 그 이유는 선물시장은 복잡하고 가격은 여러 가지 이유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원유가격은 하락한다고 해도 휘발유 가격이 하락으로 전환될 것인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핵심은 전략비축유가 얼마나 방출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지금까지 3차례 전략비축유 방출이 있었다. 지난 1991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을 계기로 걸프전인 일명 ‘사막의 폭풍(Desert Storm)’이 시작됐을 때였는데 미국은 전략비축유 3천375만 배럴의 방출을 결정했지만 실제 방출량은 1천730만 배럴에 그쳤었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을 강타해 맥시코만 일대의 정유시설이 파괴되면서 석유 수급난으로 유가로 급등하자, 당시 미국 등 26개국 회원국이 가입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6천만 배럴의 비축유를 풀었었고 당시 미국은 1천100만 배럴을 방출했었다. 지난 2011년 리비아 내전 등으로 원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유가가 오르자 IEA는 6000만 배럴을 방출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미국은 가장 많은 3천만 배럴을 풀기로 했으며, 한국도 346만 배럴을 방출한 바 있다. 또 다른 사유는 산유국들이 적극적인 증산에 합의할지 여부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원유 생산을 줄인 주요 산유국들이 증산에 현재 소극적인 상황이다. 또한 글로벌 물류 대란이 아직 해소된 것이 아니다. 산유국이 증산을 한다고 해도 원유 물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국제유가의 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