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Hi스토리] ‘화학섬유’ 코오롱그룹, 이젠 ‘수소 산업’ 강자로 부상
[기업Hi스토리] ‘화학섬유’ 코오롱그룹, 이젠 ‘수소 산업’ 강자로 부상
  • 이석원 기자
  • 승인 2022.01.17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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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코오롱그룹
사진=코오롱그룹
[파이낸셜리뷰=이석원 기자] 산업계는 올해부터 정부의 전폭적 지원 아래 2050 탄소중립을 향한 여정을 준비하고 수소, 태양광 등 차세대 에너지원 산업 확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경영 화두로 떠오르면서 경영·홍보 청사진을 친환경 기업으로 설정할 전망이다. 정부 또한 지난해 12월 ‘기업을 위한 탄소중립 원칙’을 발표하고 탄소중립과 관련한 기업 연구개발(R&D)·투자 지원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표명해 국내 기업들 역시 수소 산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수소 산업은 탄소중립을 이행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코오롱그룹도 ESG 경쟁력 강화를 위해 친환경 사업 부문 연구개발과 투자를 꾸준히 확대하며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수소 산업을 본격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코오롱그룹은 68년 역사를 지닌 모태 산업 화학섬유에서 벗어나 아라미드, 타이어코드, 수소연료전지, 풍력, 모듈형 건축 사업까지 고부가·친환경에 초점을 맞춘 신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화학섬유 시대’ 연 코오롱그룹

코오롱그룹의 모태는 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원만 회장이 나일론 수입을 목적으로 1954년에 설립한 ‘개명상사’다. 이 창업주는 거미줄보다 가늘고 강철보다 강하며, 값싸고 질기기까지 한 ‘나일론’이 그야말로 ‘신세계’처럼 느껴졌고, 이에 국내에 최초로 나일론을 들여와 본격적으로 수입 판매하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나일론에 대한 개념조차 없던 터라 고전하긴 했지만, 양말은 물론 의류까지 나일론의 수요가 확대되면서 사업이 번창했다. 이후 이 창업주는 1957년 나일론을 직접 생산할 목적으로 대구에서 한국 최초의 나일론 제조회사이자 지금의 코오롱그룹의 전신인 ‘한국나이롱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이렇게 우리나라에도 ‘화학섬유 시대’가 열렸고, 한국나이롱주식회사는 전성기를 맞았다. 싸고 질긴 합성섬유를 접한 소비자들은 열광했고, 그 덕분에 1963년에 국내 최초로 나일론을 생산한 일일 생산 2.5t 규모의 나일론 원사 제조 공장은 4년 만인 1967년 4배가 성장해 하루 10t의 나일론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도약했다. 그러나 1960년대 섬유제품의 수출은 주로 수입된 섬유를 가공해 수출하는 형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한국나이롱주식회사는 섬유 산업을 수출산업으로 만들기 위해선 저렴한 가격에 원사를 확보하는 일이 필수라고 생각해 폴리에스터 원사 생산에 돌입했다. 한국나이롱주식회사는 1968년 나일론 제품의 판매와 유통을 전담하는 ‘코오롱상사’를, 1969년에는 ‘한국폴리에스텔’을 세웠다. 등산이라는 개념조차 모호했던 1970년대, 코오롱상사는 ‘코오롱스포츠’ 브랜드를 출시해 등산의류와 용품 등을 선보였다. 1977년 한국나이롱주식회사는 ‘코오롱(나일론)’으로, 한국폴리에스텔은 ‘코오롱(폴리에스터)’로 각각 상호를 변경한 뒤, 1981년 코오롱(나일론)이 코오롱(폴리에스테르)를 흡수합병하면서 상호를 ‘코오롱’으로 변경했고, 이때부터 코오롱그룹은 지금의 ‘코오롱’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코오롱그룹은 기존 섬유 사업 외 필름, 비디오테이프, 메디컬 사업 등 비섬유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 코오롱그룹은 1988년 정보기술(IT) 소재 필름을, 1991년 냉동·냉장식품 포장에 사용되는 나일론 필름을 국내 최초로 생산했다. 또한 코오롱그룹은 1993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머리카락 굵기의 1000~1만분의 1에 불과한 초극세사를 이용하는 첨단 섬유 소재 ‘샤무드’를 생산했다. 또 2002년 액정표시장치용 광학산 필름과 프리즘 필름을, 2005년 국내 최초로 강철보다 강한 섬유 ‘헤라크론(아라미드)’ 양산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코오롱그룹의 포트폴리오는 첨단부품과 소재산업 중심으로 재편됐고, 현재 화학섬유 제조와 건설, 무역에 주력하던 사업 영역을 바이오 신약과 웨어러블 기술 같은 하이테크 산업 및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으로 확대하고 있다.

◇속도 내는 ‘수소 사업’

코오롱그룹의 미래 사업 전략에서 현재 가장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는 계열사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주도 중인 ‘수소 사업’이다. 수소 사업에서 현재 가시화된 사업군은 크게 세 가지로, 수소 모빌리티에서 전기를 발생시키는 수소연료전지 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들인 △수분제어장치 △막전극접합체(MEA) △전해질막(PEM) 등이다. 또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12일 신사업 발굴 및 에너지 사업 등의 전략적 추진을 위해 CSO(Corporate Strategy Office) 부문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CSO 부문은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급변하는 사업 환경 변화에 선제 대응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더불어 계열사 코오롱글로벌은 풍력발전으로 발생하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전해 기술로 물을 전기분해 해 그린 수소 생산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밖에 계열사 코오롱글로텍은 수소 저장·운송에 필요한 압력용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계열사 코오롱플라스틱도 수소연료전지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하우징 부품, 수소 압력용기 국산화를 위한 소재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수소연료전지를 필두로 수전해 기술을 활용한 수소 생산과 저장, 운송 등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수소 사업 전반에서 매출 1조 원을 달성시켜 핵심 소재·부품기업으로 위상을 다져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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