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이석원 기자] CJ대한통운 택배 대리점 연합과 두 달 넘게 이어온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의 파업 사태가 일단락됐다. 택배노조와 대리점 연합은 지난 2일 협상을 타결함에 따라 파업을 종료하고 현장에 복귀하기로 했다. 또한 업무 복귀 즉시 표준계약서 부속합의서 논의를 시작해 오는 6월 30일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오는 5일까지 표준계약서를 작성한 후 현장에 복귀하고, 7일부터 업무를 재개할 방침이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이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라며 지난해 12월 28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 택배노조 파업일지 택배노조 CJ대한통운 지부 소속 택배기사 중 쟁의권이 있는 택배노조원 1600명은 지난해 12월 28일부터 택배비 인상분 공정 분배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여왔다. 이에 조합원이 많은 지역에선 택배 배송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실제로 CJ대한통운은 파업 기간 하루 만에 최소 2만 상자에서 최대 40만 상자 정도 차질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심지어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일부 쇼핑몰은 CJ대한통운과 계약을 해제하고, 소비자들은 CJ대한통운을 이용하는 쇼핑몰을 피해 상품을 주문하기도 했다. 급기야 택배노조는 지난달 10일 CJ대한통운 본사 건물 일부를 점거해 농성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후 물리적 충돌뿐만 아니라 지난달 21일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이 물과 소금마저 끊는 이른바 ‘아사 단식’을 벌이다 6일 만에 병원에 이송되는 등의 극단적 상황까지 이어졌다. 또한 양측은 지난달 23일부터 여섯 차례 대화에 나섰으나 표준계약서 부속합의서 등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이면서 같은 달 25일 대화가 중단되기도 했다. 그렇게 사측에 대화를 촉구하며 CJ대한통운 본사 점거 농성을 벌이던 택배노조는 19일 만인 지난달 28일 농성을 해제했다. 결국 택배노조는 파업 64일째인 지난 2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보고대회를 열고 파업 종료를 선언했다. 이렇게 파업은 일단락됐지만, 이번 파업의 직접적 원인 중 하나였던 부속합의서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충돌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부속합의서에는 주 6일 근무와 당일배송 내용 등이 포함돼있는데, 택배노조 측은 주 5일제라는 사회적 흐름에 역행하고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를 방지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 취지에도 맞지 않다고 주장해왔고 파업 종료 이후에도 이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반면, CJ대한통운 측은 주 60시간 이내 작업을 보장하며 이미 국토교통부로부터 승인을 받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CJ대한통운이 택배노조의 본사 점거 등과 관련한 고소·고발 등 법적 대응 방침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변수다. 아울러 택배노조와 택배 노동자들은 직접적 고용관계인 대리점 연합 대신 CJ대한통운과 협상을 원하고 있지만, CJ대한통운은 이번 파업에서도 택배노조와 직접 대화하지는 않았다는 점 때문에 언제든 갈등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