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안고 있었던 고질적인 문제
고난의 행군은 북한이 안고 있었던 고질적인 문제가 표출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체제의 문제 뿐만 아니라 경제적 환경의 문제와도 연결이 되는 대목이다. 북한은 일제강점기 당시부터 중공업이 상당히 발달한 지역이었다. 일본제국주의가 수력발전댐을 북한 지역에 건설하면서 각종 공단 등을 만들었고, 남한 지역은 주로 식량 기지로, 북한 지역은 중공업 지역으로 중일전쟁과 태평양 전쟁의 물자를 생산했다. 광복 이후 소련군이 북한 지역을 점령하면서 일본제국주의가 남긴 공장 등을 고스란히 김일성 정권이 인수하게 됐다. 그리고 6.25 전쟁이 터졌지만 남한 지역이 전쟁의 폐해로 인해 초토화가 됐지만 북한 지역은 오히려 고스란히 남으면서 일제강점기 당시 남겨진 공장 등이 그대로 유지됐다. 문제는 이를 생산할 기술 수준이 모자랐다는 점이다. 사실 중공업이 발달하기 위해서는 경공업부터 먼저 발달을 한 후 중공업이 발달해야 한다. 일본제국주의는 북한 지역의 공장을 돌리는 기술자를 일본인들로 고용했기 때문에 일본이 패망한 후 일본인 기술자들이 모두 일본으로 넘어가면서 공장을 가동시킬 인력이 없었다. 그러면서 벌써부터 쇠락의 징후가 보이기 시작했다.소련의 붕괴
1987년 이후 제3차 7개년 계획을 세웠지만 소련이 붕괴되면서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 소련의 붕괴는 북한 경제의 붕괴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1992년 라진-선봉 무역지대를 만들어 제한적인 개방을 시도했지만 이미 경공업이나 농업 등이 붕괴된 상태였기 때문에 경제성장을 이뤄내기 쉬운 일은 아니었다. 농업의 핵심은 대량의 비료 생산이 필요하다. 문제는 소련이 붕괴되면서 그에 대한 석유 등의 공급이 제한이 될 수밖에 없다. 석유 등 원자재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서 비료 생산 역시 원활하지 못하게 됐고, 그것이 농업으로도 이어지게 됐다. 즉, 비료 생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비료에 의존하지 않은 농업이 이뤄졌고, 이것이 농업 생산량을 향상시키지 못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김일성이 화학 비료 사용을 줄인다면서 이른바 ‘주체농법’을 내세웠지만 주체농법의 가장 큰 문제점은 노동력이 대량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막대한 노동력이 투입된다는 것은 ‘투입 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것은 결국 북한의 농업 생산량과도 연결되는 대목이다. 결국 북한은 1970년대 말부터 농업생산량은 급격히 감소했다. 그러다보니 감자 심는 것이 늘어났다. 감자가 고산지대에 재배가 용이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감자는 보관이 불편하며 열량도 낮다. 그러다보니 감자는 주식이 되지 못했다. 또한 산을 깎아 밭을 만들다보니 큰 비가 내리면 산의 나무들이 물을 저장해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하면서 산사태가 발생하고, 그것은 산을 민둥산으로 만들었고, 다시 농업생산량을 다시 감소시키는 악순환이 벌어졌다.일제강점기 인프라의 노후화
또 다른 문제는 북한이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주로 일제강점기 당시 깔았던 인프라를 사용했다. 대표적으로 철도이다. 북한은 철도 중심의 수송 체제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일제강점기 당시 깔아놓았던 철로 때문이다. 문제는 북한 체제가 들어서면서 그에 따라 인프라를 개선하는데 투자를 해야 하는데 하지를 못했다. 그러다보니 노후화를 넘어 철도가 끊기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석유 등이 원활하게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가뜩이나 소련이나 동구권의 붕괴로 인해 석유 유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철도마저 노후화가 되면서 그에 따라 물자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하면서 고난의 행군이 더욱 고되게 됐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