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금리 정책 변화는 없을 듯"
[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세계 주요국의 경제가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첫 동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저금리 정책을 펼치면서 세계 경제가 금융위기로부터 점진적으로 벗어난 데 따른 영향이란 분석이다.
2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주요 경제국 중앙 은행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과 그리스, 브라질 등지에서의 위기가 점진적으로 사라짐에 따라 세계 경제가 동반 성장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조사한 45개국 모두 올해 성장 추세를 보였고, 이 가운데 33개국은 지난해에 비해 가파른 성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0년 이후 대부분의 국가들이 금융 위기에서 벗어나 성장 궤도에 오르면서, 이와 같은 동반 성장이 나타난 것은 2007년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 7월 올해와 내년 글로벌 경제 성장을 지난 해 3.2% 대비 높은 3.5%와 3.6%로 전망했다.
OECD가 조사한 주요 국가들이 모두 동시에 성장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다. 지난 50년 동안 2007년과 1980년대 말, 그리고 1973년 석유파동 직전인 몇 년간 세 차례 정도에 불과하다고 WSJ은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동반 성장은 아이러니하게도 글로벌 무역과 금융에 대한 회의가 가져온 국가주의적 포퓰리즘이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잉태된 가운데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로서는 이러한 성장으로 일본의 자동차 회사들, 인도네시아의 광산 회사들, 그리고 독일의 중장비 회사들이 크게 덕을 보고 있다.
미국의 수출도 올해 전반기에 6% 성장했는데, 이는 2013년 이후 2분기 연속 최고 실적이며 지난 10년간의 평균을 크게 상회한 수치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성장을 지지하는 여러 가지 변수들 가운데 유로존과 원자재 시장의 회복을 들 수 있다. 유로존의 경우 최악의 채무 위기에 시달리던 그리스가 마침내 호전되기 시작한 것이다.
앞서 OECD는 그리스가 올해 1%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록 높은 성장률은 아니지만 지난 10년내 최저 실업률이 성장을 지지하고 있다. 지난달 그리스는 3년 만에 처음으로 국채 발행에 성공해 글로벌 채권시장으로 귀환했다.
또한 지난 2014년 시작됐던 원자재 급락이 일단락되고 회복 기미를 보인 점도 세계 경제를 지탱한 요인이 됐다. 유가 급락으로 브라질은 최악의 침체를 겪었지만 올해 0.3%, 내년 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원자재 가격지수는 지난해 초 이후 27% 올랐다. 브라질의 주요 수출 원자재인 철광석은 최근 저점에서 37% 상승했다.
이 같은 글로벌 동반 성장은 앞으로도 몇 년 지속될 수도 있지만, 과거에도 결국에는 끝이 있었던 만큼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중국 성장의 부동산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고, 글로벌 주식 시장도 너무 올랐다는 인식이 있다며 ‘일부 거품 신호’를 경계해야 한다고 WSJ은 지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은 9월부터 4.5조 달러에 달하는 자산 축소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유럽 중앙은행(ECB)도 조만간 채권 매입 정책에 마침표를 찍을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도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이번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만나는 중앙은행 총재들이 부양 정책을 철회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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