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정의당이 21대 국회 당론 법안으로 추진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정치권에서 논의가 급물살을 이루고 있다. 중대재해법은 산업안전 의무를 소홀히 해서 노동자를 사망사고와 같은 중대재해에 이르게 한 기업경영자를 형사 처벌하는 것을 골자로 한 내용으로 故 노회찬 전 의원이 20대 국회엣 ㅓ발의했지만 제대로 논의조차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의힘이 중대재해법의 논의에 불을 당긴 것이다. 지난 10일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중대재해 방지 및 예방을 위한 정책간담회’에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참석했다.

산업현장 사고 사전 방지 노력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모든 정파가 힘을 합쳐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는 제도적 마련에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면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모두 하나의 마음으로 이 법안에 대해 논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은 노회찬 전 의원이 발의를 했지만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20대 국회에서 자동폐기됐다면서 “사과한다”고 발언해 이목을 끌었다. 이처럼 중대재해법에 대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처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제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것이 현실이다. 물론 당내에서는 아직도 중대재해법의 처리에 대해 반발하는 의원들이 있다. 이런 이유로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채택하기란 쉽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다만 당 지도부가 법 제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과거보다는 한단계 앞서게 됐다는 점이다.

기업들 당혹

이같은 정치권의 움직임에 재계는 당혹스런 분위기다. 지난해 사업장 내 사망사고 발생 시 사업주 처벌을 강화하는 산업안전법 개정안이 시행된 가운데 중대재해법까지 도입된다면 기업은 상당한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산압법 개정안이 시행중인 가운데 중대재해법까지 도입을 하게 되면 이중 처벌로 과잉처벌이 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또한 기업들은 이미 선제적으로 강화된 안전대책을 시행하고 사업장내 환경안전에 역량을 쏟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중대재해법 처리는 과도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 더불어 공정경제 3법마저 국회에서 처리가 된다면 기업 환경은 더욱 어려워지면서 그에 따른 경제적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도 나온다. 무엇보다 국민의힘 내부 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중대재해법 처리에 대해 소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중대재해법 처리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중대재해법 제정보다는 기업에 대한 과징금을 상향하는 쪽으로 기울어야 한다는 여권 내부의 목소리도 있다. 그 이유는 중대재해법이 기존 산안법보다 기업 법인의 처벌 수위가 높기 때문에 자칫하면 경영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