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올해 추석 명절이 임박하면서 공직자에 대한 농수축산물 선물 가액을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에 대해 논의가 뜨거워지고 있다.
농수축산업자를 위해서는 선물 가액의 상한선을 높혀야 한다는 여론도 있지만 올해는 가짜 수산업자 김모씨의 파문 등으로 인해 선물 가액 상한선이 결국 로비 사태로 이어졌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가짜 수산업자 김씨가 고위공직자나 언론인들을 대상으로 명절 때마다 무차별적으로 선물을 살포할 수 있었던 것도 선물 가액의 상한선을 올렸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어려움 겪는 농수축산업계 위해서
농수축산물 선물 가액을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하는 것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수축산업계를 위해서이다.
선물가액의 상한선을 높힘으로써 그에 따른 어려움을 돌파하자는 차원에서 마련한 것이다. 공직자 등에 대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의 선물 상한 기준을 10만원으로 한정하면서 소비 위축이 불가피하다면서 매년 명절 때마다 반발해왔고, 이에 정치권에서는 상한선을 높이는 것으로 결정을 해왔다.
농수축산업계가 압박을 하면 정치권에서 못 이기는 척하면서 선물 가액을 상향조정한 것이다. 하지만 정작 그로 인해 혜택을 입는 사람들은 고위 공직자 및 언론인이었다.
로비의 창구가 되고
하지만 사기꾼 수산업자 김씨를 통해서 선물 가액 상향 조정이 오히려 로비 창구가 됐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사기꾼 수산업자 김씨는 매년 명절 때마다 ‘독도새우’ ‘대게’ ‘과메기’ 등의 선물공세를 했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선물 가액을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조정했기 때문에 가능해졌다.
그리고 선물을 받는 고위 공직자들 역시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즉, ‘선물’이 아닌 ‘뇌물’이 오갔음에도 불구하고 ‘선물가액의 상향’으로 인해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로비 창구가 된 것이다.
사기꾼 수산업자 김씨는 선물을 받은 고위 공직자나 언론인에게 “저녁 식사하자”고 하고 실제로 저녁식사를 하면서 친분을 쌓았다.
그리고 그것이 곧 로비가 되면서 사기꾼 수산업자 김씨의 파문이 발생한 것이다. 이 모든 출발점은 선물가액을 상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영란법이 적용되는 직업군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농수축산업계의 어려움을 타개하는데 크게 기여를 하지 못하고 오히려 로비의 창구가 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