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용노동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한국 맥도날드 앤토니노리스마티네즈 사장을 증인 신청하여 “노동자 길들이기”를 멈출 것을 지적한다.
이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맥도날드 사업장에 대한 지난 3년간의 노동관계법령 위반 진정은 50건에 달한다.
그러나 맥도날드를 비롯한 패스트푸드 사업장 전체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은 2020년 5건, 올해(9월까지 집계) 5건에 그쳤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하여 근로감독을 대폭 축소했기 때문이다.
맥도날드는 근로계약서상에 ‘매주 당사자간 사정에 따라서 협의를 통해 소정근로시간이 변경될 수 있으며’라는 문구를 넣어 매주 노동자의 근로시간을 변경하고 있다.
근로계약서상에 명시된 소정근로시간이 아니라, 매주 회사가 매출에 따라 근무 인원을 조정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는 근로시간이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하는 상황이 매주 발생함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따른 소득을 예측할 수 없다.
사측은 이 의원실에 노동자가 스케쥴 시스템상의 ‘확정’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근로자와의 성실한 협의 과정을 거쳐 스케쥴을 조정하고 있다고 보고했으나, 복수의 맥도날드 노동자가 증언한 바에 따르면 ‘성실한 협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의원실의 조사에 따르면, 마감 업무가 빨리 끝나거나, 손님 등이 없어 영업을 단축하게 되면(일명 ‘꺾기’), 휴업 수당 등의 지급을 피하기 위해 근무 중인 맥도날드 노동자에게 조퇴서를 받아 일찍 퇴근을 시키는 일도 자행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프로모션 행사에도 평소와 유사한 인원으로 근무가 배치되기 때문에, 노동강도가 극도로 심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최근 극도로 심해진 노동강도로 문제 된 스타벅스 리유저블컵 프로모션 사태와 유사한 상황이다.
사실상 맥도날드 근로계약서상의 소정근로시간은 무력화되어 있는 실정이다. 알바노조가 이수진 의원실에 밝힌 바에 따르면, 이러한 ‘고무줄 근로시간’ 문제로 인해 지난해 주 22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계약했다가 실제로는 노동자의 의지와 무관하게 주 7.5시간만 근무하게 된 사례도 발생했다.
근무에 공백이 생겨 대타를 해야 할 경우 바로 나올 수 있는 사람에게 근무시간을 더 많이 넣어주고, 일을 잘 못 하는 경우 시간을 줄이기도 한다.
이러한 맥도날드의 근로시간 배정 시스템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노동자들은 매니저나 점장의 추가 업무에 순응하게 되고, 요청한 요일에 일을 더하게 되는 “노동자 길들이기” 문제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맥도날드의 환복시간 임금 미지급 문제 역시 심각하다. 맥도날드는 알바노동자들에게 근무 중 유니폼 착용을 강제하면서도 유니폼 착용 후 출근시간 체크를 하도록 하고, 퇴근 시간 체크 후 유니폼을 갈아입게 한다.
그럼에도 출근 또는 퇴근 시 유니폼 착용에 필요한 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근기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
한국맥도날드에서 재직하는 노동자는 대략 15,000명으로 한 사람당 출퇴근시 유니폼 환복 시간은 일년 120만 시간, 임금으로 환산하면 100억 원이 넘는다(한 달 평균 20일 근무, 각각 10분씩 계산).
맥도날드는 이수진의원실에 “유니폼을 입고 출근하면 된다”라고 밝혔으나, 코로나19로 위생이 더욱 문제되는 상황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알바노동자들이 유니폼을 입고 출근하기는 너무나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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