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CJ대한통운 본사 점거, YH무역 사건
[오늘 통한 과거리뷰] CJ대한통운 본사 점거, YH무역 사건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2.02.22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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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YH무역 여공들 신민당사에서 농성./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이 CJ대한통운 본사 점거 농성을 했다가 21일 일부 해제를 했지만 하루만인 22일 CJ대한통운 최대 물류 터미널 점거 시도에 나섰다. 노조가 자신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점거 농성을 하나의 수단으로 사용한다. 이런 이유로 점거 농성에 대한 역사는 상당히 깊다. 점거 농성을 통해 자신의 뜻을 관철한 경우도 있지만 점거 농성이 또 다른 역사적 변곡점을 맞이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사건이 YH무역 사건이다.

여공들이 신민당 당사 점거한 이유

YH 사건은 가발수출업체인 YH무역의 여성 생산직 노동자들이 회사폐업조치에 항의해 야당인 신민당 당사에서 농성을 벌인 사건으로 1979년 8월 9일부터 8월 11일 사이에 벌어진 사건이다. 1970년대 수출 순위 15위였던 우리나라 최대 가발수출업체였던 YH무역은 1970년대 중반부터 수출 둔화, 업주의 자금 유용, 무리한 기업 확장 등으로 인해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고, 1979년 3월 폐업을 공고했다. 장용호 사장은 회사 재산을 정리하고 미국으로 떠났다. 그러자 생계를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여성 노동자들이 회사와 정부를 상대로 회사 정상화 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정부와 회사 측은 시종 무성의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자 여성 노동자 172명은 8월 9일 서울특별시 마포구 신민당 당사에서 농성을 했다. 당시 김영삼 총재는 이들을 위로하면서 “여러분이 마지막으로 우리 당사를 찾아준 것을 눈물겹게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여러분을 지켜주겠으니 걱정말라”고 안심시켰다. 8월 9일부터 8월 10일까지 김영삼 총재와 신민당 의원들은 신민당 당사 주변을 순찰하면서 경찰 관계자들을 발견하면 멱살을 잡거나 발길로 차고, 따귀를 치면서 경고를 했다. 하지만 8월 11일 새벽 경찰이 신민당에 최후통첩을 내렸다. 당시 서울시경 경무국장이 총재를 바꾸라고 당직자에게 요구했지만 김영삼 총재는 건방지다면서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러면서 작전지휘에 나선 마포경찰서 정보과장을 만나자 “너희들이 저 여공을 다 죽이려 하냐”면서 뺨을 때렸다. 그러나 결국 1천~2천여명의 병력을 투입했고, 20분 만에 강제해산 시켰다. 신민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몸싸움을 벌였지만 역부족이었고, YH무역 노동자들은 모두 강제연행됐다. 이 과정에서 김경숙 노동자는 투진해 사망했고, 김영삼 총재는 경찰에 의해 상도동 집으로 강제로 끌려나갔다. 8월 17일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하여 주동자로서 이 회사 노조간부를 구속했으며, 배후조종자로 도시산업선교회 소속 인명진 목사 등 7명도 구속했다.

박정희 정권 무너진 계기

당시 박정희 정권에 눈엣가시였던 김영삼 총재가 YH사건에서 여성 노동자들을 옹호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김영삼 총재를 제명시켜야 한다는 마음을 먹었었다. 하지만 계기가 없었었는데 그해 9월 16일자 ‘뉴욕 타임스’와의 기자회견 중 박정희 정권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라는 의사를 발표했다. 그러자 여당은 ‘사대주의’라면서 의원직 제명을 시도했고, 결국 의원직 제명이 됐다. 이를 계기로 부산·마산에서 김영삼 총재 제명 반대 시위가 발생하는 부마항쟁이 탄생됐고, 결국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에게 저격 당하는 10.26 사건이 발생했다. 여성 노동자들이 신민당 당사를 점거한 사건이 박정희 정권의 막을 내리게 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장호영 사장은

YH무역 장호영 사장은 미국으로 떠나 뉴욕한인회장을 역임했다. 김영삼 총재가 훗날 대통령이 됐을 때에도 뉴욕한인회장으로 청와대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당시 장 사장은 청와대에서 김 전 대통령에게 자신을 부정부패 장본이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 항의를 했고, 김 전 대통령이 사과를 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사실 여부’는 알 수 없는 상태다. 장 사장은 미국에 대형빌딩을 포함해 적어도 3개 이상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가 미국으로 빼돌린 금액은 당시 돈으로 15억 원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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