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부처님오신날(음력 4월 8일)과 성탄절(12월 25일)에도 대체공휴일이 적용될 전망이다. 올해 부처님오신날은 토요일과 겹치는 5월 27일이다. 따라서 오는 5월부터 하루 더 휴무가 주어지면서 사흘 연휴(토~월)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인사혁신처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개정안(대통령령)을 오는 16일부터 입법예고 한다고 15일 밝혔다. 만약 법안 처리가 된다면 올해 부처님오신날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야 모두 대체공휴일에 대해서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체공휴제도란

대체공휴일은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명절 및 국경일, 어린이날과 겹칠 경우 법령으로 정한 비공휴일에 쉬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대체공휴일이 시행되는 것에 대해서 노동계는 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 노동자 1년 평균 근무시간은 세계 2위 수준이지만 그에 걸맞는 제도가 미비하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휴일과 겹치는 공휴일까지 포함하더라도 공휴일은 OECD 다른 국가들의 공휴일 숫자보다 많지 않은 반면 다른 국가들은 잘 정비된 유급 휴가 제도 등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대체공휴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경영계는 휴일이 늘어나면 부담이 커지고 생산력이 좋지 않아진다면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대해 과거 산업혁명 시절에는 노동투입량 대비 생산량이 결정되는 시기에는 가능한 이론이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면서 근로자들의 휴일도 생산량을 증가시키는 것을 일조한다는 생각이 강해지면서 그에 따라 대체공휴일 제도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대체공휴일은 이승만 정권 때부터

대체공휴일제도는 1959년 제1공화국 시절 공휴일중복제라는 이름으로 1년여간 도입됐지만 사라졌다. 당시 규정은 ‘일요일과 일요일 이외의 공휴일이 중복되는 때에는 그 익일도 공휴일로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1960년 12월 법령이 개정되면서 삭제됐다. 그 이후 1989년 익일휴무제라는 이름을 갖고 잠깐 운영했지만 1990년 11월 폐지됐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OECD 국가 중 최장 근로시간의 문제 등이 생기면서 대체휴일에 대한 여론이 강해지기 시작했다. 이에 점차 대선 후보들의 단골 공약으로 제기됐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권 시절인 2013년 10월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대체휴일 제도가 부분적으로 시행됐다. 다만 이때는 공공기관에 주로 적용됐고, 강제적인 것은 아니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면서 ‘주 52시간 근무제’와 더불어 근로기준법에 단계적으로 2022년까지 5인 이상의 상시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장에 법률상 지켜야 하는 유급 휴일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휴일에 관한 법률 공포안이 2021년 7월 6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다음 날인 7월 7일 공포됐다. 하지만 새해 첫날, 현충일, 부처님오신날, 성탄절은 빠졌다. 그러다가 지난해 12월 20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종교공휴일인 성탄절과 부처님오신날에도 대체공휴일을 확대 적용할 것을 정부에 제안했고, 2023년 경제 정책방향에 해당 내용이 반영됐다. 그리고 올해 1월 27일 인사혁신처는 신년 업무 계획보고에서 현재 대체 휴일 지정대상이 아닌 새해 첫날·부처님오신날·현충일·성탄절 중 일부를 대체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며 오는 16일 입법 예고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