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대우산업개발 놓고 경찰 vs 공수처 vs 검찰의 수사 ‘복마전’
[산업리뷰] 대우산업개발 놓고 경찰 vs 공수처 vs 검찰의 수사 ‘복마전’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3.04.13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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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산업개발 홍보영상 캡쳐.
대우산업개발 홍보영상 캡쳐.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모든 것은 한 시민단체의 고발에서부터 시작됐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지난해 1월 대우산업개발이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미회수 채권 및 대여금 등과 관련해 대손충당금을 재무제표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면서 대우산업개발을 고발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대우산업개발이 지난 2012년 12월 10일 준공한 전남 광양마동 공사현장과 관련된 매출채권, 대여금에 해당하는 367억2400여만원에 대해 2019년 전까지 대손충당금을 적립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이상영 대우산업개발 회장, 한재준 대표이사, 재무담당자 등을 외부감사법 위반, 배임·횡령, 탈세 혐의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아울러 미분양 아파트 매각을 통해 대손이 확정됐음에도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는 방식으로 자산액을 부풀리고 손익계산서상 당기순이익이 발생한 것처럼 회계를 조작한 혐의도 있다. 대책위가 고발을 하게 된 것은 1천여억원의 회계 조작을 했다는 내부문건과 내부자 제보를 받았다고 당시 설명했다.

대우산업개발은

대우산업개발은 대우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면서 공중분해된 후 2011년 12월 해외 법인 신흥산업개발유한공사(신흥산업)에 인수됐다. 신흥산업은 중국 개발업체 펑화그룹 사위인 이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이다. 신흥산업은 2011년 7월 설립된 회사다. 이런 이유로 신흥산업은 대우산업개발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신흥산업은 그해 11월 대우산업개발 1차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39.2%를 보유했고, 2012년 6월 4차 유상증자까지 총 200억원을 들여 지분을 71.1%까지 대폭 확대했다가 현재는 56.6%를 보유한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그러다가 지난해 1월 시민단체에 의해 경찰에 고발됐고, 수사가 진행됐었다. 그리고 그 해 9월 수사가 막바지에 달했는데 분식회계 혐의 외에도 배임과 외국환거래법 위반도 파악이 됐었다. 이에 경찰은 지난해 4월 인천 연수구에 소재한 대우산업개발 본사와 서울 지점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강제수사에 나섰다. 아울러 시민단체는 대우산업개발 임직원들이 회사 자금을 동원해 서울 고급 아파트를 구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대우산업개발이 2021년 134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임직원 대여금으로 지급했는데 비슷한 시기에 이 회장과 한재준 대우산업개발 부회장, 한 부회장의 중국인 아내는 약 125억원을 들여 서울 한남동 등 고가 주택 3채를 매입했다. 따라서 시민단체는 회사 자금을 동원해 서울 고급 아파트를 구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여기에 시민단체는 이 회장이 해외 출장비 상당액을 단순 단기 출장이 아니라 현지에 체류 중인 오너 가족 생활비나 자녀 체류비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까지 했다.
대우산업개발 홍보영상 캡쳐.
대우산업개발 홍보영상 캡쳐.

허위경력에 화류계 출신이 전무까지

이런 가운데 지난해 12월 시사저널에서는 한재준 대표이사의 허위 경력 및 화류계 출신이 전무로 앉을 뻔한 이야기를 보도했다. 한 대표는 맥킨지 수석 컨설턴트와 코카콜라 브랜드 매니저를 거쳐 중국 부동산 재벌 펑화그룹에서 기획실장까지 지낸 인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당 보도에 따르면 맥킨지에서는 근무한 이력이 없고, 코카콜라에서는 임시직으로 근무한 것이 전부였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 8월에는 화류계 마담 출신의 유튜버 ‘역삼동 퀸카’가 회사의 전무로 앉을 뻔했다는 것도 보도했다. 문제는 이력서는 허위로 작성했고, 대표이사에게 받았다는 카드도 개인카드가 아니라 법인카드였고, 수억원대 슈퍼카를 타고 다니는 등의 의혹이 제기됐었다.

공수처, 경찰 뇌물수수 첩보 입수

이런 가운데 올해 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경찰 간부가 대우산업개발로부터 1억 2천만원의 뇌물을 수수했다는 첩보를 입수하면서 수사에 착수했다. 이상영 회장 등 대우산업개발 간부들이 서울경찰청 경무관급 고위간부에게 분식회계 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뇌물을 건넸다는 것이다. 이에 공수처는 지난달 말과 이달 초 서울경찰청, 대우산업개발 사무실, 관련자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그리고 지난 10일 공수처는 이상영 회장을 소환 조사까지 했다. 공수처가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것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민경호 부장검사)는 13일 대우산업개발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검찰은 대우산업개발의 인천 연수구 본사와 서울 중구 서울사무소를 비롯해 임직원 주거지 등 10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회계자료 등을 확보했다.
대우산업개발 홍보영상 캡쳐.
대우산업개발 홍보영상 캡쳐.

경찰 vs 공수처 vs 검찰 사이에 낀 대우산업개발

대우산업개발을 고리로 해서 경찰, 공수처 그리고 검찰 등으로 복잡하게 얽힌 모양새다. 더욱이 여기에 검수완박 등 정치적 이해관계까지 얽히면서 대우산업개발의 수사가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는 아무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공수처는 대우산업개발 수사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경찰 고위간부가 연루된 사건이기 때문에 공수처가 수사를 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다. 반면 검찰 역시 검수완박으로 인해 코너로 몰린 상태에서 자신의 입지를 더욱 넓힐 수 있는 방안으로 대우산업개발 수사를 부각시켰다는 평가다. 여기에 경찰은 경찰 고위 간부의 뇌물수수 의혹도 포함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보다 공정한 수사를 해서 대우산업개발의 각종 의혹에 대한 실체적 진실규명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즉, 대우산업개발을 두고 경찰, 공수처, 검찰이 복마전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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