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리뷰] 9월 18일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
[역사속 오늘리뷰] 9월 18일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3.09.18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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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1996년 9월 18일은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이 발발한 날이다. 북한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국 소속 상어급 잠수함이 동해안 일대에 침투해 정찰 공작 활동을 벌이고 복귀를 시도하던 중 해상 복귀가 불가능해지면서 육로를 통한 복귀를 위해 상륙하면서 일어난 사건이었다. 문제의 잠수함은 9월 14일 오전 5시 함경남도 락원군에서 출발했다. 15일엔 해안 3~400m 거리에서 잠수함을 바닥에 가라앉혀 정찰조를 상륙시켰고 이후 물속에서 대기하다 17일 정찰조를 태우기 위해 들어가던 중 그만 좌초했다.

대통령 암살?

정찰 뿐만 아니라 침투목표가 김영삼 당시 대통령 암살이라는 것이 훗날 공개되기도 했다. 이에 저격조만 상륙시키고 승조원은 복귀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9월 18일 68사단 초방과 택시기사에 의해 해상에 좌초한 잠수함이 발견되면서 무장공비소탕작전이 시작됐고, 11월 5일 인제군 연화동에서 특전사 장선용 상사가 마지막으로 잔존한 정찰조 2명을 사살하면서 끝났다. 총 13명이 국군에 의해 사살됐고, 11명이 함께 침투한 공비에 의해 처형됐으며, 1명(이광수)이 생포됐다. 그리고 1명은 위에 서술되어 있듯이 행방은 커녕 존재 자체도 불확실하지만 일단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군 피해는 전사 11명(장교2/부사관2/병7), 아군의 오인 사격으로 전사 1명(68사단 홍동진 대위), 부상 27명에 민간인 4명, 경찰 1명 사망, 예비군 사망 1명했다.

논란만 남긴 소탕작전

해당 사건은 우리 군의 미숙한 대처와 일처리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가장 대표적으로 병사들을 매복지로 보낼 생각만 했을 뿐이지 매복지에서 식사와 식수보급 등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았다. 또한 해당 병사들을 어떤 식으로 교체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러다보니 매복하고 있는 병사들에게 식량 보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식수부족으로 인해 장병들이 엄청 고생을 해야 했다. 또한 식량이나 식수 보급하러간 군대를 북한군으로 오인해서 사격을 할 뻔한 사건도 발생하기도 했다. 결국 예비군들이 전투지역 경계에 배치되면서 매일 집에서 물을 넣은 1.5L 페트병 2개씩 들고 가서 하나는 자기가 쓰고 하나는 현역들에게 줬다고 한다. 또 다른 문제는 언론에 너무 과다하게 노출됐다는 점이다. 장병들과 민간인들의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상황 속에서 언론들은 엠바고를 지켜야 하는데 군이나 언론이나 과도한 보도 경쟁을 하면서 오히려 작전을 수행하는데 상당한 방해를 하기도 했다. 우스개 소리로 북한군이 우리 군의 위치 등을 언론을 통해 알 수 있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소탕작전에는 오인사격도 난무했다. 전투경험이 부족하다보니 북한군을 만났을 때 조준사격이 아니라 머리 위 사격을 하면서 아군 사상자를 내거나 적의 도주를 허용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예비군은 경계근무를 서다가 무단으로 이탈해서 동네 식당에서 저녁을 먹거나 총기를 분실하는 문제 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2천억원 경제적 타격도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으로 인해 유흥, 숙박, 교통, 관광, 수산업 등 모든 분야에서 2천억원의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릉상공회의소가 집계한 피해액만 해도 1천600억원이 넘었다. 이로 인해 강원도는 정부에 긴급 자금지원을 요청했고, 3백억원을 지원받아 금융기관을 통해 피해지역 시.군별로 이를 분배, 자금지원을 필요로 하는 피해업체에 융자하기도 했다. 강릉시민들의 안보의식도 많이 변화했다. 이에 침투사건 발생 1년 동안 북한 표류선박 발견 신고가 20여건에 달했다. 아울러 강릉시는 시민은 물론 동해안을 찾는 관광객에게 안보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잠수함침투지점 주변 안인진리 일대 24만㎡에 총 2백50억원을 들여 통일공원(가칭)을 조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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