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손님은 왕이다
[역사속 경제리뷰] 손님은 왕이다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4.08.13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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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손님은 왕이다’는 말은 재화의 구매력이 있는 손님을 왕 같이 떠받들어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단순히 자본 때문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왕처럼 대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직원이 친절할수록 고객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누구나 돈만 있으면 신분이나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왕처럼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20세기 이전까지만 해도 계급 사회였기 때문에 귀족 계급은 왕처럼 대우를 받을 수 있었다. 이른바 불가촉천민의 개념이 있었지만 자본주의가 정착되면서 돈만 있으면 불가촉천민도 왕과 같은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다만 손님이 왕이 아닌 경우가 있다. 그것은 ‘독과점’인 경우이다. 독과점 시장에서 소비자가 왕이 아니라 공급자가 왕이 된다. 공급자 입장에서 독과점 시장에서 굳이 소비자의 의중을 읽고 서비스 응대를 할 이유가 없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손님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세자르 리츠

손님이 왕이다는 말은 세자르 리츠가 한 말이다. 세자르 리츠는 호텔을 운영했는데 호텔은 왕족이나 귀족 등이 이용했다. 즉, 진짜 왕인 셈이었다. 세자르 리츠는 ‘손님은 왕이다’는 구호를 내걸어서 호텔을 이용하는 사람 누구나 왕과 같은 대접을 받았다. 당시는 귀족은 특권을 잃어버렸고, 신흥 자본가 등이 사회 전면에 나섰다. 이런 고객의 수요를 세자르 리츠가 간파하면서 ‘손님은 왕이다’는 구호를 내걸어 이들에게 왕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만족도를 더욱 높이게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진상 손님으로

손님은 왕이다는 구호는 우리나라에 오면서 ‘진상 손님’으로 변질되게 만들었다. 손님 중 일부가 서비스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손님은 왕’이라는 구호를 앞세워서 진상 손님으로 변질되게 만들었다. 사실 고객 대응 서비스는 장소와 시간 등 환경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면 손님도 만족스런 서비스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하는데, 만족스런 서비스를 받지 못하면 마치 손해를 본 것 같은 판단을 하면서 ‘손님은 왕이다’는 논리를 내세워 진상 손님으로 변질되게 만든다. 사실 손님은 왕이다는 논리를 내세우기 위해서는 손님 역시 왕 같은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것은 갑질하는 것이 아니다. 그 옛날 왕이나 귀족들이 하층민에게 갑질하는 것이 사실상 힘들었다. 즉, 손님이 왕이라는 논리를 펼치기 전에 손님 본인부터 왕과 같은 자세를 갖고 서비스 제공자를 대해야 한다. 손님은 왕이다는 말과 대비되는 말로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줄 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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